에코 보이(Echo 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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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 헤이그 소설 『에코 보이(Echo Boy)』. 모든 사건은 주인공 오드리가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한 아빠에게 ‘우리 집에도 에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첨단 기술 회의론자로 유명한 아빠는 에코 구매를 끝까지 반대했지만, 결국 오드리의 의견에 따라 집에 최신형 에코인 ‘알리사’를 들인다. 그러나 5주 뒤, 알 수 없는 오작동으로 오드리의 아빠와 엄마가 알리사에게 살해당하고, 모든 것이 자기 책임이라고 생각해 죄책감을 느끼는 오드리 앞에 유럽 부자 서열 3위이자 유럽 최대 첨단 기술 기업의 대표인 삼촌 알렉스 캐슬이 나타는데….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저자

매트 헤이그 

 

책 속으로

12-13쪽
오늘, 13살 이후 처음으로 마인드 로그를 쓴다. 정신을 집중해 생각을 기록하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싶다. 생각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뭐라도 해야 할 것 같다. 클라우드빌에 갔던 날, 마츠모토 부인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날의 사실.’ 지금부터 쓸 이야기는 그날 있었던 사실이다. 어쩐지 속이 좋지 않다. 그날 일은 생각조차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한다.
(…중략…)
어쨌거나 그날은 여느 때처럼 습하고 우중충한 수요일이었다. 4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비가 내렸지만 그다지 상관없었다. 영국 북부에 살면 이런 비쯤은 개의치 않게 된다. 1년 중 4분의 3은 줄곧 물속에 잠겨 있었으니까.
부모님이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렸다. 말다툼이 아니라 서로를 괜히 트집 잡는 소리였다. 이유는 들리지 않았지만 보나마나 알리사 때문일 것이다. 알리사는 우리 집 에코다.

47-48쪽
소리가 나는 쪽으로 가 보았지만 더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아빠 서재 쪽으로 향했다. (…중략…) 아빠는 책상 옆 가상 현실 포드로 들어가 입구를 잠갔을 것이다. 창문을 조금 열어서 흙 내음 섞인 시원한 물 냄새가 흘러 들어오게 했을 것이다. 아빠가 좋아하는 냄새니까. 아빠는 정신없이 책을 쓰고 있을 것이다. 몇 주째 그 일에 매달렸으니까.
정말 그뿐이기를 얼마나 빌었던가.
“아빠?”
기묘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손, 손바닥을 펼친 손과 결혼반지가 보였다.
아빠의 손이었다.
그리고 아빠의 팔이었다.
(…중략…)
부모님이, 너무도 잔인하고 케케묵은 방식으로 살해되어 있었다.
도구는 칼이었다.
주방에서 가져온 칼이 틀림없었다.
아빠 몸에서 흘러나온 피가 자가 세탁 기능을 갖춘 엄마의 정장을 물들였다가 직물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흔적이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았다. 피가 얼마나 흥건했던지 홍차나 커피쯤은 말끔히 처리하던 카펫조차 전부 흡수하지 못했다.

80-81쪽
에코 소년, 대니얼.
대니얼이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창문을 열라고 손짓했지만 나는 열지 않았다. 아무리 신경 패치를 붙였어도 창문을 여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쯤은 판단할 수 있었다. 대니얼은 알아볼 수도 없는 말을 입 모양으로 뻐끔거리더니, 창문 바로 옆을 지나는 금속 빗물관을 타고 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강인한 몸으로 어떤 인간보다도 빠르게 벽을 타고 올라왔지만, 겁이 나지는 않았다. 내 뇌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차분했다. 마치 책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인 듯, 나와는 아무 상관없고 실제 내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듯, 나는 모든 것을 관찰하고 있었다. (…중략…)
대니얼이 나를 바라보았다. 주변이 어두운 데다 신경 패치를 붙였는데도 눈빛이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달랐다. 지금까지 본 에코들과 달리 위험하고 강렬했다. 알...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

에코 보이(Echo Boy)저자매트 헤이그  | 역자          정현선출판미래엔아이세움  |  2015.10.30.페이지수596 | 사이즈    135*200mm판매가서적 12,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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